경주를 다녀왔다,
지난주에 이어 연거푸서..... 유월로 접어든 날씨가 바짝 더웠는데 오늘은 바람이 불어와서 돌아다니기에 안성맞춤 이였지만 일찍 끝을 내었다.
어제 제천 월악산 옆의 용하구곡을 끼고 있는 하설산(1,027m)으로 등산을 갔다 온 과욕한 청춘 때문에 몸이 무겁기도 했지만.... 헌덕왕릉(신라제41대)과 숭신전을 둘러 탈해왕릉(신라제4대)에 갔을 때에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가 다 소모 되어 버려서....
눈으로 보고 마음속으로 느끼고 돌아갈 수 있어야 할 터인데도, 꼭 흔적을 가져야하는 병 때문에 마무리를 했던 셈이다.
서기전 57년 박혁거세 왕으로부터제56대 마지막 경순왕(재위927년~935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배어있는 천년(992년)의 향기, 그 속~속을 다 보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의 투자가 따른다. 지금껏 열번을 다녀왔으나, 천년을 다소나마 이해하려면 다녀온 만큼의 열정을 더 보태어야만 할 것 같다.
먼저 신라 제23대 법흥왕릉이 있는 선도산 자락으로 갔다. 들녘은 모내기가 완료되어 온통 푸르렀다. 왕릉주변은 산딸기가 무척이나 많았는데... 최근에 손을 본 듯 깨끗이 정지가 잘되어 있었다. 왕릉을 나와서 동국대학교 옆 북천과 서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의 애기청소(淸沼)와 그 위 절벽 사면의 암각화를 보러갔다. <석장동 암각화 80m>라는 팻말을 따라 들어가면 도굴된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는 2기의 고분을 만난다. 봉분 내에는 쓰레기가 방기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TV도 내다버린 모양이다..
서천과 북천이 몸을 썩어 너울대는 형상강의 강물은 내려다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난다.
강물과 맞닿은 수직의 절벽에 새겨진 그림을 보려고 넘실대는 강물 바닥으로 내려설 엄두가 나질 않아 위쪽 바위면의 일부만을 보고 나왔다.
<경주 남사리 북 삼층석탑>은 길 옆 마을 입구에 있었는데 지난번 <월성 남사리지 삼층석탑>을 보러갔을 때에 못보고 나온 탑이다. 기단부를 새로 짜 맞추어 복원한 탑으로 옥개석 일부도 깨어져나가고 없다. 탑 주위엔 부재들이 함께 널려 있었다. 어렵게 찾아들어갔었던< 월성 남사리지 삼층석탑>이 눈에 아른 거렸다.
7번 국도를 타고서 포항 쪽으로 달렸다. <경주 오야리 삼층석탑>을 찾아서다. 7번 국도는 부산에서 강원도를 거쳐 휴전선까지 이어지지만, 울산에서 포항간의 산업도로로서의 역할이 커 차량 행렬이 붐볐다. 영천에서 경주 외곽을 경유해 포항으로 가는 20번 신설 국도를 만나는 다리밑을 지나자 마자 <소광사>라는 조그마한 이정표가 달랑 붙어 있어서 지나칠뻔했다. 마을에서 흘러 나오는 개천의 둑 위로해서 시멘트 포장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갔다. 초파일에 달아둔 연등이 없었다면 소광사로 가는 길도 찾기가 힘들어 보였다.
산기슭에 자리한 작은 절은 찾는이들이 적어보였다. 탑은 커다란 바위를 기단삼아 2단의 받침돌 위에 1층 탑신이 세워지고 그 위로 옥개석이 얹혀 있었다. 옥개석은 아래 받침이 1단이고, 위는 5단을 이룬 좀 특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구조형식을 보아 통일신라의 것으로 추정을 하는 탑이다.
경주는 이렇듯 가는 곳곳마다 천년의 향이 나를 유혹한다. 암곡리 무장사지 가는 골 맑은 물이 그리워진다.
◀ 일 시 : ‘07.6.10(일) 11:00~16:30
◀ 곳 : 법흥왕릉, 석장동 암각화, 남사리 북 삼층석탑 외 일원
-경주 오야리 삼층석탑(도문화재 자료 제93호/소광사)
-법흥왕릉 주차장에서 바라본 서악 들녘(대구로 달리는 기차/벽도산 아래)
-석장동 암각화 가는 길목의 훼손된 고분
-애기청소(절벽 아래에 암각화 있음/서천과 북천이 합류되는 곳)
-상류 바위면에 새겨진 일부의 암각화 (도기념물 제98호)
-경주 남사리 북 삼층석탑(도문화재 자료 제7호)
-신라 헌덕왕릉(신라 제41대 왕/사적 제29호)
-신라 탈해왕릉(신라 제4대 왕/사적 제174호)
-신라 효자 문효공 손순 유허비(도 기념물 제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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