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복산(1,014m)
계살피 계곡을 찾아갔다. 이 계곡을 찾았던 적이 아마도, 한 20년은 넘은 것 같다. 극한 호우에서 극한 폭염이 열흘 가까이 지속되고 있으니, 사람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기진맥진이다.
청도군 금천면 동곡리, 경산시 남산면, 자인면 일원을 경유 진량과 금호, 영천으로 이어지는 69번 지방도로는, 부산 강서구를 출발 울진군 매화면에서 끝을 맺지만, 아직도 전 구간이 원활히 소통되지 않는 미완의 길로 남아 있다.
운문댐의 수위는 가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물이 차 있었다. 하지만, 상류 신원마을에서 통점. 삼계리로 올라가는 신원천은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개울이 넘칠 정도로 깊은 물길을 상상했는데, 역시 영남지역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삼계리 삼계 1교를 천천히 넘었다. 좌측의 삼계리 노인회관 들어가는 골목을 눈으로 더듬는다. 길 좌·우측은 민박집들이다. 운문령 생금 비리 골 신원천과 문복산 계살피 계곡 물, 쌍두봉(1봉, 910m, 2봉, 850m) 배너미재 물길이, 삼계 1 다리 밑에서 합류한다. 지룡산(659m) 나선폭포 직벽이 7부 능선에 걸려있다.
어느 산이든지 등산로 초입을 찾기가 수월찮다. 오래된 기억은 현장의 상황이 변모되어서 무용지물이다. 문복산은 노인 회관 옆 공터로 따라 들어가 독립가옥(현, 해오름 펜션) 뒤편 갈림길에서 , 마당바위 능선길 (문복산, 4km, 마당바위, 2.9km) 과 오른편 가슬갑사 유적비가 있는 계살피 계곡(문복산, 4.7km)으로 올랐는데, 공터는 잡초가 무성해 발을 들여놓지를 못했다. 약초농원 옆길에서 계곡을 건너 바로(계살피 가슬갑사 길은 건너자 마자 왼편으로 들어가 다시 계곡을 건너 만나 진다) 올라섰다. 물소리가 멀어지고 땀에 흠뻑 젖었다.
오전 11시 30분, 계살피 계곡 본류에 내려섰다. 노인회관을 출발한 지 1시간 만이다. 큰 소와 작은 소가 연이어진 계류에는 몇몇 일행이 자리를 펴 놓고 음식을 조리하고 있었다. 내로남불이다. 맑은 계곡의 물빛만 바라보아도 시원했다. 머지않아 청정계곡도 사라지겠지....
오후 3시 반! 아침에 찾지 못했던 좌측 계살피 골 길을 따라 내려선다. 군데군데 물놀이 객들이 눈에 띠였지만, 생각보다 붐비지는 않았다. 그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운문령을 넘어오는 69번 지방도로로 나왔다. 아스팔트의 열기가 온몸을 감싸 안았다. 16시 30분 삼계리 서낭당을 떠났다.
<여정 메모>
언제 : 2023.08.03.(목) 09:00~19:00
어디 : 청도 삼계리 계살피 계곡
누구 : 그림 그리는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