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면
청도 물들다 - 연분홍 복숭아 꽃
청산4130
2022. 4. 24. 21:00
청도로 가는 여행
붉은 동백꽃이 절명하는 1월이 지나면, 노~오란 산수유가 겨우내 언 마음을 녹이는 2월이다. 3월은 매화가 산등성이로 올라오고 개나리가 춘심을 달랜다. 어느 덧 4월이 중순을 향해 간다. 꽃 대궐을 만들었던 벚꽃이 비켜 앉으니. 온 들녘은 연분홍 복사꽃으로 물들여진다. 그 들판이 손짓하는 청도로 간다.
팔조령 터널을 지나다
30번 국가지원 지방도로 팔조령 터널을 지나, 자계서원으로 찾아간다. 지난번 토성리 백곡마을 탁영 김일손의 종택을 들렸다 이서면 방면으로 나왔던 사거리를 지난다. 청도에서 창녕으로 가는 20번 국도 각남 교차로 못 미친 곳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간다. 낮은 구릉을 뒤로하고 2층 누(영 귀루)가 우뚝한 자계서원이 저만치 보인다.
자계서원 – 탁영 김일손 위패를 모시다
자계서원은 김일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중종 13년(1518)에 지은 서원으로 임진왜란 시 불타고, 광해군 7년(1615) 다시 짓고, 고종 8년(1871)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젔다 가 1924년 복원된 건물이다. “자계‘는 연산군 4년(1498) 무오사화로 김일손이 화를 입자, 서원 앞으로 흐르는 냇물이 3일 동안 붉게 변한대서 유래하며, 서원 이름도 자계서원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침 햇살이 지붕 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나목의 노거수 - 연둣빛 새 옷 입다
청도에서 창녕으로 이어지는 20번 국도가 화양읍, 각남면, 풍각면 외곽으로 오래전 개통되었다. 자계서원을 나와 각남 교차로에서 30번 도로에서 20번 국도로 올랐다. 조금 달리다 보면 왼편으로 팽나무로 보이는 잘생긴 나뭇가지가 눈에 띈다. 몇 번이나 아쉬운 마음을 달랬는데, 신당교차로에 내려 찾아 갔다. 범상치 않아 보였던 나무는 노목의 느티나무였다. 연둣빛 새 차림으로 마을 찾는 길손을 맞이한다.
당산 느티나무가 있는 구곡리(새터 마을)
노거수 뒤쪽으로 보이는 마을 앞 작은 숲이 발걸음을 당겼다. 봄기운을 받은 거목 느티나무와 팽나무 여 나음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나무 아래에는 ‘자랑스런 구곡인 비’ ‘** 기념비’, ’옥향 이종출 공덕비‘, 와 함께 500년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청도의 수호신 남산(851.7m)자락의 9개 – 큰마, 진등밑, 삼거레, 탁골, 구띠끼미, 샛터, 군정지,씻지메기, 갱분내- 마을을 풍요롭게 한 성지 구곡리를 잊지 말자는 ’구곡의 변천사‘ 안내 글 세움 간판도 있다. 새끼줄이 둘린 할매 당산(느티나무)과 마을 뒷산의 할배 당산에 제를 올렸다 한다.
송월 마을 벼락 맞은 이팝나무 & 덕양동 삼층석탑
신당교차로에서 월은산 대산사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청도 화학산 한재 미나리 단지로 가는 902번 도로의 분기점 인근 죽 바위를 바라보면서 오른편 작은 고개(옥산고개)를 넘는다. 풍각면 덕양리 송월 마을이다. 내비게이션이 아니면 한참을 돌아가야 할 길을 샅샅이 뒤져 안내한다. 450년이나 되었다는 당산 이팝나무는, 새하얀 꽃이 만발했을 줄 상상했는데, 연 노~오란 입술만 뾰족이 내밀고 있었다. 나무의 원줄기 속(안)이 시커멓게 타서 비어있다. 벼락을 맞아서란다. 파란 하늘이 송월 저수지로 내려 앉았다. 덕양 1리 마을회관 부근에 경북도 유형 문화재(제116호)인, 통일신라시대(9세기 후반) ‘청도 덕양동 삼층석탑’도 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풍각 장날에 맞보는 소머리 국밥
옛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풍각면 시가지가 붐볐다. 1 . 6일이 풍각 장날이라서 오일장이 서는 날이라 했다. 10여 년이 훨씬 더 된 날의 풍각 장 국밥의 추억을 잊지 못해 얼른, 장 구경에 나섰다. 옛날보다 사람이 훨씬 덜 붐볐다. 코로나19의 거리두기 제한과 줄어든 농촌 인구 때문이다. 장도 큰길을 중심으로 난전이 펼쳐지고, 안쪽 아케이드 건물은 빈 곳이 많았다. 북적이는 어느 국밥 집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자꾸만 옛 추억을 밀어냈다.
수야 4리 – 무릉도원을 찾아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각북면 삼평2리 마을로 올라갔다. 지난번 찾지 못한 삼평리 당산나무의 미련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 주민의 이야기로 고사하여 베어버렸다는 말을 듣고 돌아섰다. 마지막으로 수야4리를 찾아간다. 속이 텅 빈 느티나무를 찾아서다. 혹, 오산리 벼락 맞은 느티나무와 같을까 싶어서였다. 수야1리, 수야3리 입구에도 큰 느티나무가 마을을 굽어보고 있었다. 수야 저수지에 올라섰다. 넓고 파란 물빛이 가슴을 뻥 뚫었다. 연분홍 복사꽃이 골 안을 물들이고 있었다. 무릉도원의 수야 마을이다.
<여정 메모>
- 언제 : 2022.04.17. (일) 10:00~15:30
- 어디 : 청도 일원(자계서원, 구곡리, 덕양리 이팝나무, 수야4리 무릉도원)
- 누구 : 청산 부부